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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2020

아레나 7월호

by 딮 2020. 6. 22.


스무 살의 여름


소년은 청년이 된다. 한나절, 백일몽에서 깨어나면 무성히 자라 있는 한 그루 나무처럼. 여름 한낮에 NCT DREAM의 런쥔, 제노, 재민을 만나 무엇이 멋있는 건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물었다.




RENJUN • NCT DREAM

여름 날씨 좋아하나?
쨍쨍한 하늘 아래 바다를 보며 시원하게 드라이브하는 느낌이 좋다. 저녁 무렵의 여름도 좋다. 햇빛이 다 사라지고 숨어 있는 듯한 느낌.

더위 타나?
타는데, 마음이 차분하면 더위도 덜 타는 것 같다.

선이 고운 얼굴이다. 자기 얼굴 좋아하나?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까지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나 자신을 좋아한다.

특히 어떤 점을?
눈동자가 크다. 사람들이 대화할 때 눈을 보고 말하잖아. 그럴 때 내 이야기를 상대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런쥔을 순수하다고 하더라.
하하. 사람마다 순수한 점이 있고, 보는 시각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한다. 엉뚱한 생각을 자주 한다. 어이없이 들릴지도 모르겠는데, 사람은 왜 태어났고, 왜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지, 왜 생물이 존재하는지, 그런 것. 우주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동물의 세계를 다룬 다큐멘터리 보는 것도 좋아한다. 궁금해한다고 누군가 정답을 알려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잖아? 단지 질문하며 상상력을 펼쳐 나가는 게 재미있다.

최근에 펼쳐본 상상은?
잠들기 전에 한 공간을 상상해 스토리와 캐릭터를 입혀본다. 이를테면 영화 <아바타>를 주제로 내가 그 영화 속 캐릭터가 되면 거긴 어떤 생물이 있을까 상상하고, 날 수 있다면 어디를 날아갈까 상상하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인가?
그렇다. 예전엔 외로울 때면 사람들과 같이 있고 싶었다. 그런데 요즘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 전엔 나라는 사람을 잘 몰랐지만, 이젠 내게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이 확고해야 다른 사람도 잘 챙길 수 있는 것 같더라고.

왜 확고한 자기 자신을 만들고 싶어졌나?
SM이라는 큰 회사에 와보니 매력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 처음엔 항상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썼다.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 어떻게 생각할까, 어떻게 해야 잘 보일까. 그런데 언제까지 남들에게 날 맞추기만 할 수는 없겠더라. 나만의 길을 가야겠다 싶었지.

마음이 여린 편인가?
솔직히 그렇다. 눈물도 쉽게 흘리고 공감도 잘한다. 예전엔 여린 마음을 가리기 위해 센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지금은 진짜 마음을 강하게 만드는 데 집중한다.

강한 마음이란 어떤 걸까?
나만의 것이 있어야지. 사람들이 나를 쉽게 흔들지 못하도록.

외유내강의 모습일까?
외유내강이든, 외강내강이든 겉모습은 상관없다. 강해 보일 필요도 약해 보일 필요도 없이, 그저 ‘나’면 된다. 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그림을 그릴 때면 고통스럽더라. 나도 모르게 머리를 굉장히 많이 쓰고, 정신을 쏟는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그림이 나왔다 해도 그 시간이 고통스러운 거다. 이젠 너무 잘 그리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지우거나 고치지 않고, 그저 그려지는 대로 행복하게만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젠 런쥔이라는 사람을 좀 알겠나?
남들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표출하고 싶은 것들을 표현하다 보니 좀 알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시간과 경험이 해결해주겠지.

MBTI 검사를 일부러 안 했다면서?
사실 한 번 해봤다. 그런데 나만 알고 싶다. 내 모습 그대로를 봐줬으면 좋겠거든.

어릴 땐 무슨 꿈을 꿨나?
스타의 꿈. 어릴 때부터 아이돌을 꿈꿨다. 춤추고 노래할 때면 너무 재미있었고,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운명을 믿나?
믿는다.

런쥔이 한국으로 온 것도 운명일까?
그렇다. 내겐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거다. 오디션 지원을 했는데 연락이 없어 포기 상태였다. 그런데 밥 먹고 있는데 연락이 와서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질렀다. 너무 흥분해서 하하. 다음 날 바로 오디션 장소 티켓을 사서 글로벌 오디션에 참가했다.

왜 안 될 거라고 생각했나?
가장 나쁜 상황을 대비해두는 타입이다. 그런데 기쁘고 감사하게도 여기까지 왔다.

한국에서 적응하는 건 어땠나?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내가 원했던 거니까.

런쥔에게 팬은 어떤 존재인가?
나도 케이팝과 아이돌을 좋아했으니, 그 마음을 너무 잘 안다. 누군가에 대해 힘을 얻을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하는 마음을 알기에, 입장 바꿔 생각한다. 내가 팬이라면 이 상황에선 어땠을까. 우린 서로에게 힘을 얻는 존재다.

어떤 노래를 하고 싶나?
디즈니 노래 같은 환상적이고 예쁜 노래들. <겨울왕국> OST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를 커버해보고 싶다.

런쥔과 잘 어울린다. 어떤 사람을 멋지다고 보나?
내가 누군지 아는 사람. 멋진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마치 좋은 냄새가 나는 것처럼 끌리게 되어 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다면 런쥔은 멋진가?
하하하. 지금 이 모습 그대로도 좋지만 더 멋있어져야지.

지금 런쥔이 꾸는 꿈은 뭔가?
나 스스로에게 인정받는 것. 그리고 언젠가 세계 여행을 다니면서 아름다운 세상을 보며 인생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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